엷은 색의 시간

경계를 허물고, 관념을 뒤집어 버리는 퇴폐주의자

crazypeach 2010. 7. 17. 00:59





  인터넷 기사를 보다가
  일본의 현대 작가 세 사람을 인터뷰한 기사기 있어
  읽어봤다가 문득 그 사람들이 쓴 작품은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져서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봤다.

  나카무라 후미노리, 시바사키 토모카
  그리고 시마다 마사히코.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 세사람의 인터뷰가 눈에 들어오게 된건
  아마 시마다 마사히코의 말 때문이었다.
  '한국에서 유명한 일본작가 중에 작품성을 인정받는 작가는 없다-'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이야기를 했는데 꽤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리고 아 이 작가
  무지 솔직한 사람이구나- 란 생각이 들어 대체 어떤 생각을 하며 글을 쓰는지
  찾아보기로 했다.

  시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는 시마다 마사히코의 책을 모두 빌려보았고
  그렇게 대담한 발언을 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조금은 이해가 갔다.
  시마다 마사히코란 인간은 경계를 모조리 부숴버린다.
  국가와 민족의 경계를 부셔버리고 '사이'의 인간이 되버리고
  성 관념도 무너뜨려 그의 소설에는 남자와 여자의 구분 없이 사랑을 하는 인물들도 자주
  나타난다.
   
  확실히 일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닌 것만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터무니 없는 말을 쏟아내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시마다 마사히코의 무경계는 현대의 고정관념을 깨버리고
  천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게끔 만든다.

  틀에 박혀서 그 틀이 아니면 제대로 사고하지 못하는 현 시대의 사람들에게
  당신들이 보고 있는건 당신들이 만들어 놓은 틀에 불과해 라며 조소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사실, 당신이 생각하는 것 보다 이 세계는 더 많은 것을 찾아낼 수 있는 놀이터 같은 거라고
  말해주고 있는듯 했다.

  나도 한동안 고정된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해
  이래저래 애를 먹었었다. 하지만 시마다 마사히코의 조소에 정신이 퍼뜩 들었다.
  이제는 조금씩 나도 그 틀을 벗어나려고 한다. 아직도 편협한 사고를 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조금씩 조금씩 더 넓고 무한한 세계로 나아가고 싶고, 또 그럴 것이다.

  경계를 부수고 관념을 뒤집어 엎으며, 어떤 것에도 얽메이지 않는 퇴폐
  (시마다 마사히코는 이를 퇴폐라고 부른다)를 즐기고 또 예찬하는 시마다 마사히코가
  조금은 부러워 진다.

  그리고 시마다 마사히코와의 만남을 뒤로한채-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말
  '퇴폐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