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t Sounds GreaT!!!
내가 까마귀 였을 때(at 산울림소극장) 본문
엄마와 나의 공연 선택의 규칙!
하나. 극장이 좋으면 간다(이건 엄마의 주장이 더 쎈편)
둘. 산울림소극장이면 무조건 간다,
두번째 규칙은 엄마나 나나 모두 동감하는 바-
연극을 봤다면 꽤 봤다고 할 수 있지만
요새 연극들은 관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흥미위주의 연극이 많다.
하긴 소극장의 연극을 보러 다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으니
관객들을 웃겨주고, 조금씩은 놀려먹으면서(그걸로 사람들은 좋아한다)
극을 이어나가는 것도 연극의 발전을 위해선 좋다!
그치만 내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그닥.
까놓고 이야기 하면
난 진지한 분위기 연극이 좋다. 그러면서도 우리네 삶을
그대로 반영해주는 그런 연극.
그래서 난 산울림소극장에 가는 거다.
그 극단의 연극은 언제나 날 실망시키지 않기 떄문에-
'내가 까마귀였을때'도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에- 좋아하는 주제였다.
조금은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 있을 법한 이야기.
13년 전 잃어버린 막내아들을 찾아오면서 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이는 순탄치 못한 삶을 살아왔고, 반면 좋은 가정에서 흠 없이 살아온
다른 가족들에게 자신과 다름을 발견하고 억울해하기도 하고
폭언을 내밷기도 한다.
가족들은 그런 아이를 대하기 어려워 하고 또 다시 가족 구성원의
갈등이 생기고 또 다시 틈이 생기게 된다.
그 가족에게 13년이라는 시간은
지금 당장 메울 수 없는 시간이었지만, 가족들은 그걸 모르는 체 하며
13년 전의 모습으로만 돌아가고자 하는 거였다.
아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는 애써 무시하고
앞으로 바꾸면 돼, 13년 이란 기간을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야- 라며
긍정적인 면을 보려고만 한게 화근이었다.
좀 더 자신의 진짜 얼굴을 내보이고
다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보려고 했었어야 했다.
우연찮게도 최근 들어 인상깊게 본 두 편의 연극들이 모두
인간의 솔직함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 자식, 예쁜 옷을 입고'에서는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 했다면.
'내가 까마귀였을때'는 다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보지 않으려 하는 것에 대한
인간의 비겁함을 이야기 한다.
다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보게되면 나타나게 되는 진실이 무서워서 피하기도 하고
자기의 행동을 합리화 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진짜 모습을 회피하기도 하며-
다른 사람에게서 진실을 찾기 보다 다른 사람의 모습에서 내가 보고 싶은 모습만 보는 거다.
그래서 가장 두려운 사람은 자신의 모습을 숨김없이 보여주려는 사람인 거다.
사람은-특히 어른들은- 다들 적당히 감추고 살고 있으며, 또 적당히 다른 사람을 마주한다.
하지만 진심을 감춰둔 그 적당주의 때문에 알아야 할 것들을 잊고 혹은 잊은 체 하고
제대로 마주해야 할 것을 피해서 더 큰 고름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틈을 못본체한다면 그 틈이 점점 벌어지고 벌어져서 결국 무너지게 되고
작은 틈을 보듬고, 그 틈의 진심을 제대로 마주한다면 틈을 메울 수 있게 되고
틈을 메우고도 또 다시 틈이 벌어지지 않도록 지켜보고 덧입힌다면
그 벽이 점점 더 두꺼워지고 결국엔 견고하게 굳어 무슨 일이 있어도 쓰러지지 않는 튼튼한 울타리가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된다면 스스로가 고통스러워 질 수 있더라도
그 사람을 진정으로 알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통을 참고 버텨야 할 것이다.
인고의 사긴을 거쳐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면 그걸로도 괜찮지 않을까?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까마귀였을 때 모아둔 겉보기에만 화려하고 반짝거리는 것들을
하나씩 버릴 수 있게될 것이다.
반짝이는 것들로 가득찼던 둥지가 비어 나간 공간엔
반짝거리거나 화려하지 않아도
견고하고 쉽게 부서지지 않는 진심이라는 것으로 가득 채워져 있을 것이다.
(+) 언제나 생각하는 것이지만 난 글재주가 참 없다. 과연 내가 적어간 게 말이 되는 소린지 의심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생각하는 걸 글로 표현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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