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t Sounds GreaT!!!
10억보다 쓰나미보다 맹수보다 화려한 점프 본문
올 여름은 나에게 있어 영화축제였다.
인턴으로 일하는 회사에서는 종종 아침에 영화를 보러 가곤해서
덩달아 나도 문화생활을 한껏 즐겼다.
두달 동안 한국영화 개봉작만 4편을 보고
게다가 한 영화는 무려 두번씩이나 봤으니 올 여름은 한국영화의 계절이었다고 해도
(나에게는) 무방하지 않을까.
아무튼 올 여름 본 한국 영화는
10억, 해운대, 차우 그리고 국가대표.
사실 10억만 뺀 3편은 개봉전부터 매우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운좋게 다 보게 되었다. 개봉전부터 벼르고 있다가 본 영화는
아마 '집으로'이 후 처음이 아닐까-
내 나름대로의 총평을 내리자면.
먼저 10억.
우연히 친구가 시사회가 당첨됐는데 같이 갈 사람이 없다고 해서
보게 되었는데, 솔직히 어디서 본듯한 내용들을 여기저기에 갖다붙인 것 같다는 느낌이
적잖게 들었다.
뭐 칭찬할 만한 건 배우 '박희순'의 연기 정도.........?
이 분은 말할것도 없이 연기가 끝내주는 배우인데, 운이 없는건지
출연작이 그다지 흥행하지 못했던-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는 배우 중 한명이다.
사막과 수풀에 갖혀있는 사람들의 심리를 표현하고자 한듯한데
나름 호화로운 배우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공포심과 두려움을 적절하게 표현해내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그리고 영화 후반부에 그나마 잡혔던 감정을 깨버리는
신민아씨의 그 대사는 감독이 왜 삽입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영화의 흐름을 방해하고 나의 감정을 홀랑 깨버렸다.
뜬금없는 '메리 크리스마스~~~~"는 나와 내 친구를 배꼽잡게 만들어버렸다.
아무튼 이 영화는 내 돈주고 보라면 안 볼 것 같은 영화였다.
그리고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던 '해운대'
난 기본적으로 문화생활은 가리지 않고 하는 편이라 딱히 선호한다거나
싫어하는 장르는 없지만, 왜인지 재난영화는 잘 안봤었다.
뭐- 재난이 일어나는 게 싫다거나 그런건 아닌데
플롯이 심심하다는게 재난영화를 피하는 이유가 아닐까 하고 추측해본다.
2009년 최고 흥행작에게는 미안하지만 해운대도 역시 재난영화의 플롯을 따라간듯하다.
다른 점이라면 다른 재난 영황에서 주인공들은 정말 말도 안될정도의 생존력을 지닌
그야말로 헐리우드 영웅과 같은 역할이었다면 해운대의 주인공들은
재난에 맞써싸우기보다 재난 상황에서 꿋꿋이 자기 자신의 몸을 건사하기 바쁜
그냥 시민이었다는 점에서 나름 현실적이었다는 점.
그치만 영화의 2/3가 로맨틱 코메디의 요소가 강했고
한국인의 감성을 자극하는 포인트인 '모성애'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희생이라는
조미료가 가미된 재난영화라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였다.
그런면에서 보면 오히려 말도안되는 영웅이 뛰어다니며 온갖일을 해결하는 편이
더 속시원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그치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민기커플과 김인권씨의 연기가 돋보였다는 건
해운대의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차우'
올 여름영화 중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영화가 바로 차우였다-
그리고 꽤 재밌게 봤다. 선덕여왕에 나오면서 연기력 논란이 일었던 유신랑이 나와서
좀 불안불안했지만, 김순경이라는 역할 자체가 엄태웅에게 딱 맞아 떨어졌다.
이건 좀 편견이긴 한데, 부활과 마왕에 나왔던 엄태웅의 열혈형사의 이미지가
워낙 강했던 터라- 역시 같은 부류(?)인 순경 역할이라 그런지 제 옷을 입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무가 뚝뚝 떨어지다가 손발의 오그라즘을 발휘하던 유신랑을 보다
김순경을 보니 왠지 마음이 놓인달까? 아무튼 차우는 엄태웅의 힘으로 봤다.
그치만 그 외에도 다른 배우들의 조합도 꽤 좋았다.
특히 그 동네 미친X으로 나오는 그 배우의 연기는 최고였다.
사실 멧돼집보다 그 아줌마가 더 무서웠으깐!
영화 '괴물'을 상상했던 사람들에게 매우 시시한 영화였을지 몰라도
코메디적 요소가 강하다는 걸 알고 본 나에게는 편한게 즐길 수 있었던 영화였다.
대망의 '국가대표'
사실 이 글은 국가대표를 위해 쓰려고 작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데, 앞에서 너무 썰을 많이 풀었네;;;)
앞에서도 말했듯이 두 번 본 영화가 있다고 했는데 그 영화가 바로 국가대표.
그리고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가장 좋았던 영화.
우생순도 그렇고 실화를 바탕으로한 스포츠영화의 제 3탄(2탄은 '킹콩을들다'라고 생각함)
비인기종목인 스키점프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시선을 끌었지만
무엇보다도 나는 이 영화의 OST가 흥행의 큰 몫을 한 것 같다.
영화를 두번 보게 만든 가장 큰 이유가 OST였으니까-
하정우가 스키점프대를 미끄러지듯 내려오다가 확-하고 점프한 순간
박기영의 목소리가 파-악 터지는 데 그 감동은 실제 올림픽을 보는 것 보다 더 떨렸다.
그 때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어서 영화관으로 또 발걸음을 향했지만-
첫번째 봤을 때와 두번째 봤을 때의 감상은 조금 달랐다.
처음 봤을 때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던 긴장감이 90%였다면
두번째 봤을 때에 눈에 들어오는 건 디테일 함이었다.
차헌태의 어머니가 왼손잡이었다는 게 처음에 나왔지만-
다른 부분에 신경쓰느라고 헌태가 어떻게 자신의 어머니를 알아보게 되었는지에 대해선
'피는 끌리는 법이지'라고 넘어갔는데, 다시 보니 엄마를 찾으러 갔던 집에서
일하던 가정부가 왼손으로 커피잔을 내려놓는 걸 보고 알아차렸다는 나중에 알았을 떼
나의 무신경함에 한번 실망했고 영화의 디테일함에 놀랐다.
그리고 실제 스키점프 국가대표들의 모습을 담은 미니다큐를 보고 난 후에 다시 영화를 보니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이 얼마나 힘들게 연습하고 있는지- 얼마나 자랑스러운
한국인인지를 알 수 있었다.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꿋꿋한 우리나라 스키점프 국가대표들은
그간 설움을 딛고 세계대회에서 입상하였지만- 아직까지 그들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지
못할 망정, 생계를 위해 막노동까지 해나가는 상황을 전혀 몰랐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비단 운동선수들 뿐만 아니라 우리 주위에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이름을 드높이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들에게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이라는 생각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라는 말을 통감하였다.
우리나라 국가대표뿐만 아니라 자랑스런 한국인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영화라
더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게 아닐까 한다.
올 여름의 영화축제는 서늘한 밤바람과 함께 저물어 가고 있다.
나름대로의 감상을 적업보았지만, 요 두달간 우리나라 영화가 나날이 발전해가고 있다는 건
모든 영화의 공통점이라고 생각한다.
한 떄 우리나라 영화계가 침체였다고 했는데, 2009년을 계기로
더 진보하는 한국영화가 되었으면 좋겠고, 또 그렇게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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