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엷은 색의 시간

좀비와 꼭두각시

crazypeach 2011. 5. 6. 21:10




오랫만에 CD 진열대를 정리하다 발견한 오래된 CD 한장
고등학교 1학년 때 부푼 꿈을 안고 학교 동아리에 가입했을 때 선배한테 받은 CD.
2001년이었으니까- 우와, 10년 전이다 무려

그 땐 잠시나마 실용음악과에 진학할 꿈을 꿨었던 때였고
밴드에 대한 동경이 있어서 밴드부에 가입했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드럼 스틱을 쥐고 드럼 앞에 앉았을 땐
정말이지 가슴이 벅차올랐었지.

사실 이전까지만 해도 밴드 음악에 대해 문외한이었고
아는 밴드라고는 너바나, 그린데이, 미스터빅 정도가 다였으니까
아, 자우림도!


아무것도 모르던 우리들에게 선배는 CD 한 장을 구워주었고
첫번째, 두번째 트랙은 1학년들은 항상 연주하던 곡이라며 들어보라고 했다.
그 곡이 바로 Cranberries의 'Zombie'와 밴디드 OST 中 'Puppet'



두 곡 중 더 기억에 남는 곡은 Zombie
약 한달간은 박자 쪼개기 연습을 위해 고무판만 죽어라 두드리다가
처음으로 연습한 곡도 이 곡이었고 축제에서 연주하기로 한 곡도 이곡.
동아리 발표회 형식으로 먼저 구민회관에서 연주를 하는데
간주부분과 후반부에 보컬이 없는 부분에 딱 나한테 핀 조명이 들어오는 바람에
엄청 떨면서 스틱을 휘둘렀던 기억이 새록새록

크랜베리스라는 밴드도 이때 처음 알았는데
Zombie 외에는 밝은 곡이 많아서 조금 의외였던 곡.
가사도 반전에 대한 내용이라 다소 무거운 분위기이지만
나는 진자 신나게 연습햇..............




그리고 Zombie에 비해 조금 경쾌한 리듬인 Puppet
밴디트는 나도 굉장히 인상깊게 본 영화.
그 영화 OST로 쓰인 곡인데, 드럼라인이 참 신난다.
의자에 앉아 합주를 하면 엉덩이가 들썩들썩하게 만드는 곡-
탐탐이나 심벌도 제법 사용하고.
이 음악 따보겠다고 정말 많이 들었던 곡이기도 하다.



두 곡은 진짜 열심히 연습했다.
퀴퀴한 먼지냄새가 가득한 창고같은 동아리실에서
여름엔 선풍기 한 대로 땀 흘려가며-
비록 1학년 때만 활동하고 말았지만, 그 때의 그 기대와 떨림은
아마 앞으로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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